‘큰손’들의 반도체주 투심이 엇갈리고 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일주일째 매수 행진을 이어가는 반면, 기관은 꾸준히 차익 실현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반도체주들이 랠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주요국과의 주가 상승률 격차는 커지고 있다.
외국인들은 시차를 두고 저PBR주(주가순자산비율이 낮은 종목)에서 벗어나 순환매 장세를 주도하고 있다. 저PBR주 중에선 KB금융(496억원)이 2위를 기록했지만, 10위권에 엔켐 알테오젠 금양 등 2차전지와 바이오 관련주가 포진하며 업종도 다양해졌다. 이 중심에 반도체가 부상하고 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8위, 이수페타시스는 9위였다.
외국인의 순매수 움직임은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4일까지 5거래일 동안 28일 하루를 제외하면, 삼성전자는 순매수 상위 종목 3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특히 4일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2416억원, 2071억원 사들여 순매수세가 두드러졌다. 28일에 이어 이수페타시스(402억원), 한미반도체(337억원)까지 순매수 상위 10위권에 안착하기도 했다.
큰손들도 셈법이 나뉜 가운데, 증권가에선 반도체 주가 전망을 회사별로 달리 볼 것을 권고한다. 순환매 장세 속 업종에 대한 섣부른 기대감을 자제하란 것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개발과 상용화를 두고 국내 반도체주 투심을 이끌어온 삼성전자의 속도가 다소 느린 상태라서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를 HBM 분야 고객으로 거느리고, 주가가 꾸준히 상승하는 것과 차이를 보인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기관의 순매도세는 비중 조정에 따른 차익 실현으로 보인다”면서도 “삼성전자의 경우, 5세대 HBM 분야 상용화를 통해 엔비디아의 상승 흐름과 함께할 수 있도록 그간의 전략을 반성하고 대오각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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